無題
사람들이 지난 길에 슬픔이 뚝뚝 떨어져 있다
하나하나 주워담아 커다란 광주리에 소복히 담는다
얼어버린 연못을 쾅쾅 두드려 차디찬 수면 아래,
슬픔들을 흘려넣어 다시 꽁꽁.
봄이 오고 얼음이 녹으면 세상 모든 슬픔들이 흐물거리며 풀려나리라.
그리고 그 연못에는 표지판을 붙여 놓았다.
<판도라의 연못> 녹이지 마시오.
어김없이 계절은 오고 봄볕 올라 아지랭이 타고 널리 퍼져 나간다
얼은 슬픔들이 봄비가 오자 사람들의 볼을 타고 녹아 내린다.
톡톡 떨어지는 눈물을 손바닥으로 받아내다 넘쳐 버렸다
당황한 나는,
조금 더 받아내려 손가락 옹그려 보지만
넘쳐 흐른 눈물이 바닥에 통통 떨어지자 초록싹을 틔운다
봄은,겨울의 슬픔을 먹고 비로소 마음을 열었다.
